국제결혼, 우리가 생각한 것과 실제의 차이

국제결혼을 했다고 하면, 생각보다 비슷한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렸죠?

그것 외에도 아래와 같은 질문들도 많이 들어요.
“어떻게 만났어요?”
“문화 차이 때문에 힘들지 않아요?”
“결혼생활이 많이 달라요?”
처음에는 그 질문들에 하나하나 성실하게 답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게 된 게 있어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은 대부분 국제결혼에 대한 ‘상상’과 ‘현실의 차이’라는 것을요.

[우리가 상상했던 국제결혼]

저는 과거에 도쿄에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일본 남자와의 연애를 ‘외국인과의 연애’라고 특별히 인식하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만나고, 헤어지고,
그저 그런 젊은 시절의 연애였죠..

그러다 30대 중반이 되어 서울에서 지금의 신랑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금발에 초록 눈을 가진 미국인 남자였어요.

‘서양인 남자와의 연애’라는 설정 때문이었을까요?
왠지 모르게 특별하고, 조금은 낭만적인 이미지가 따라붙었습니다.

다른 문화, 다른 언어, 다른 사고방식.
매일이 배움이고, 늘 새롭고, 다름 자체가 특별함이 되는 삶.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상상에는 중요한 전제가 하나 빠져 있었습니다.
국제연애와 국제결혼은
특별함 이전에 ‘생활’이라는 사실이요.

[현실의 국제결혼은 ‘생활’이다]

막상 함께 살아보니 국제결혼의 본질은 아주 현실적이었습니다.
누가 설거지를 할지,
내 집 마련은 어떻게 할지,
명절을 어디에서 보낼지.


이런 문제들 앞에서 국적은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하지 않더라구요.
대신 각자가 어떤 가정에서 자라왔는지, 무엇을 당연하게 여겨왔는지가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문화차이보다 더 어려운 것]

많은 분들이 물어 보세요.
“문화 차이 때문에 많이 싸우지 않아요?”

솔직히 말하면, 우리가 부딪혔던 대부분의 지점은 ‘문화’라기보다는 ‘성격과 생활 습관’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말로 풀어야 마음이 편하고, 어떤 사람은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이런 건 국적과는 상관없는 문제죠.

다만 국제결혼에서는 그 차이를 설명할 때 ‘문화’라는 단어가 더 쉽게 등장할 뿐입니다.

[낭만이 사라진 뒤 시작되는 국제결혼]

아이러니하게도, 국제결혼의 진짜 매력은 낭만이 사라진 뒤에 나타났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로,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이
결국 같은 생활을 해가는 과정.


그 과정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다른 누구의 결혼과도 다르지 않게 평범해지는 순간—
그때 비로소 이 결혼이 ‘우리의 삶’이 되었다고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여느 부부와 다를 바 없이 내 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고, 올해는 2세를 목표로 하반기에 시험관 시술을 계획하고 있어요.


지금은 다소 두루뭉술하고 감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정말 현실적인 기록들을 차근차근 남기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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